![]() |
세계철강협회 |
EU 강력 반발… 보복 조치 시사
EU 집행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2월 10일 모든 원산지에 관계없이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즉각 대응을 예고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월 11일 성명을 통해 “EU에 대한 부당한 관세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단호하고 비례적인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는 3월 1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원산지에 대한 예외 규정이 포함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9일 공군기(에어포스원)에서 해당 계획을 처음 발표한 바 있다.
유럽 철강업계, 수출 타격 우려
브뤼셀에 본사를 둔 유럽철강협회(Eurofer) 도 이번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헨릭 아담 Eurofer 회장은 “모든 제품 면제와 관세 할당제가 철회된다면, EU의 대미 철강 수출이 최대 370만 톤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한 “미국은 EU 철강 생산업체들의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며, 2024년 EU 철강 총수출량의 16%를 차지했다”며, “이러한 손실을 다른 시장 수출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유럽 철강 시장의 전망도 악화하고 있다. Eurofer는 2월 6일 유럽 내 경기 불확실성이 철강 시장을 2025년 내내 압박할 것이라며, 2025년 철강 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우크라이나산 철강에 대한 예외 조항 철회
이번 관세 조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예외도 철회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EU와 미국은 2021년 철강 수입에 대한 관세 할당제(TRQ) 를 도입해 EU산 철강을 25% 관세에서 면제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우크라이나산 반제품을 이용한 불가리아·이탈리아산 철강 제품도 관세 부과 대상이 되었다.
백악관이 발표한 대통령 포고문은 “우크라이나 철강 산업을 지원하기보다는, EU 국가들이 해당 예외 조항을 활용해 미국 시장에 무관세로 수출을 늘리고 있다”며, “2021년 이후 우크라이나산 철강의 미국 수입 비중은 0.5%에 머물렀지만, EU산 철강 수입은 11.2%에서 14.8%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유럽 철강 시장 불확실성 확대
한 철강 무역업자는 “유럽과 아시아 제철소들이 미국과의 거래를 피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는 신규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보복 관세의 가능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불안감 속에서 유럽 내 열연코일(HRC)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5월 인도분 열연코일 가격은 톤당 €650($650) EXW로 상승했으며, 이는 1월 말 €630~€635($660~$665) 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한 철광석(Fe 62%) 가격도 2월 13일 톤당 $106.77 CFR 칭다오를 기록하며, 1월 13일(톤당 $98.72) 대비 8.15% 상승, 2023년 9월 18일($91.57) 대비 16.59% 상승했다.
일부 전문가, 철강 시장 과민 반응 경계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관세가 실제로 시행될지 먼저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미국이 2월 1일 캐나다·멕시코산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후, 양국이 국경 보안 및 마약 밀수 방지 조치를 약속하자 30일 유예를 결정한 사례를 언급하며, 실제 조치가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내 철강 공급 부족 문제도 관세 시행의 변수로 꼽았다.
세계철강협회(WSA)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2023년 조강 생산량은 8,140만 톤이었지만, 소비량은 9,300만 톤에 달해 1,160만 톤의 부족분이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여전히 해외 철강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품질이 우수한 유럽산 철강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