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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W Steel CBAM |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이 인도 철강산업에 새로운 수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대형 철강사 중심으로 그린철강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인도는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EU 시장에서 중요한 공급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중소 철강기업(SME)들은 제도 대응 역량 부족으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대형 철강사 중심의 그린철강 수출 전략 본격화
JSW Steel의 사지 사무엘(Saji Samuel) 부사장은 CBAM이 인도 철강업계에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가 아직 본격적인 철강 소비국으로 성장하는 초기 단계이지만, 이제는 내수뿐 아니라 수출시장에서도 저탄소 철강 요건에 맞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인도 철강업체들은 고로(BOF) 기술 기반의 대규모 설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의 수명은 40~45년에 달한다. 이에 따라 완전한 탈탄소화를 위한 기술 전환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으나, 주요 업체들은 이미 전사적 탄소배출량 감축 투자에 착수했다.
CBAM 하에서 유럽 수입업체들은 품질 기준과 가격 경쟁력 모두를 중시한다. 인도 철강업체들은 그린 전환과 함께 고급 강종 생산 능력도 동시에 갖춰야 하며, 특히 JSW Steel과 같은 대형사는 이러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인도 중소 철강기업, CBAM 대응에 구조적 한계 직면
반면, 중소 철강기업들은 CBAM의 본격 적용에 따라 더욱 큰 부담을 안고 있다. CBAM은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배출량 모니터링, 보고, 검증(MRV) 체계를 의무화하며, 이는 고도의 기술력과 자금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상당수 중소업체는 관련 인프라가 부족해 CBAM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유럽과 같은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점차 배제될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나 기술적 솔루션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 격차는 더 확대될 수 있다. 글로벌 바이어들도 공급망의 지속가능성 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단순 수출이 아닌 탄소 데이터 투명성 확보가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CBAM은 규제가 아닌, 글로벌 철강 경쟁력의 시험대
인도 철강업계는 CBAM을 단순한 수출 장벽이 아닌, 미래 시장 주도권을 위한 시험대로 인식해야 한다. 대형 철강사들은 이미 기술 투자와 공급망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산업 전반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도 함께 탈탄소화 여정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과 기술적 접근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주간금속뉴스 논평
CBAM은 단순한 탄소세가 아닌, 글로벌 철강 공급망의 구조를 바꾸는 결정적 정책이다. 인도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EU 시장 내 입지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중소기업의 대응 격차는 산업 전반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수출 전략을 위해서는 기술과 제도의 이중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